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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지구에 ‘내국인 카지노’ 가능할까

입력 | 2016-08-12 03:00:00

“사행심 조장”“경제효과” 논란 확산… 삼척 등 반발 지역간 마찰도 우려
30일 국회서 찬반토론회 열기로




새만금 지구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유치가 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내국인 카지노가 있는 강원 지역과 전북의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카지노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는 부산 등 전국의 자치단체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4·13총선에서 전북 10개 지역구 중 7곳에서 승리한 국민의당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정치권에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북도는 내부적으로 실익을 따져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카지노 유치는 20여 년 전 방조제 공사 초기부터 거론돼 왔다. 실제 전북도도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회사들과 여러 차례 접촉하기도 했다. 새만금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국 관광객 유치가 쉽고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카지노가 필수라는 논리에서다.

최근 논란은 국민의당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이 지지부진한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고 활성화하려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복합 카지노 리조트 도입이 필요하다며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다음 주중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도록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30일에는 국회에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오픈 카지노) 도입을 위한 찬반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10일 전주 기자회견에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기 때문에 더 토론해볼 문제”라면서도 “언제까지 강원랜드가 내국인 카지노를 독점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있고 당 차원에서도 김관영 의원을 지원하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김 의원 측은 “투자자인 마리나베이샌즈 측이 9조 원가량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복합리조트 건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달해 왔다”며 “상시 고용인원이 3만 명에 이르는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도박 중독 등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입장료를 강원랜드(9000원)보다 훨씬 높은 10만 원을 받고 출입 일수를 제한하는 등 내국인에 대한 강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새만금에 오픈 카지노가 들어서면 전북 도민이 도박의 유혹을 가장 많이 받고 청소년들도 사행심을 조장하는 한탕주의에 빠져들 것”이라며 “지역사회가 치를 사회적인 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적 실효성도 매우 낮은 만큼 국민의당은 오픈 카지노 유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계 카지노 자본인 마리나베이샌즈는 이미 서울 잠실에 11조 원 규모의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 리조트를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고, 지금은 부산시와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의회 더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당장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내국인 카지노를 설립한다면 감당하기 힘든 부작용과 폐해에 직면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부적절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 지역 반발도 거세 자칫 지역 간 마찰도 우려된다.

강원랜드는 9일 “새만금 사업이 수익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형의 폐해가 엄청나게 큰 내국인 카지노를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8일에는 태백, 정선, 삼척, 영월 등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사회단체가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추진 저지에 공동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