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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당정청 하나 돼야”… 이정현 대표 “완전히 하나 되겠다”

입력 | 2016-08-12 03:00:00

[당청 ‘新밀월시대’]110분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朴대통령 “할수 있다는 정신 필요” 이정현 대표 “정부 성공위해 책무 다할것”
黨, 산간 가스공급 등 ‘민원’도 제기… 우병우 수석 거취 논란은 거론안해
朴대통령 “할매 쫌” 썰렁개그도… 靑실장 “이렇게 많이 웃으신건 처음”




“자리에 앉으시죠”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연혜 강석호 조원진 최고위원, 이정현 대표, 박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유창수 최고위원.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함께한 11일 청와대 오찬 분위기는 1시간 50분 내내 화기애애했다. 이날 오찬은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4·13총선 이후 4개월 만에 진용을 갖춘 새 지도부와의 상견례 자리였다.

박 대통령이 먼저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 국가관도 투철하고 소명의식도 강해 앞으로 당을 잘 이끌어 주리라 기대를 많이 하게 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박상영 선수를 언급하며 “지금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강조한 화두는 ‘당정청 혼연일체’였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지금보다 편안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이 정부에서 중요한 일들이 잘돼야 정권 재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당정청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여당과 야당을 굳이 구분해 놓은 것은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여당은 대통령이 이끄는 이 정부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가 돼 책무를 꼭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후반기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이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정청 간 ‘신(新)밀월’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동 대부분은 크고 작은 민생 문제에 할애했다. 산간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의 지하화 같은 민원 문제까지 대화에 올랐다고 한다. 반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등 민감한 현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이날 ‘통 큰 사면’을 강조함에 따라 1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경제인 등의 광복절 사면안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청와대 기류를 사전에 파악해 사면 얘기를 꺼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탕평 균형 능력 배려 인사’를 강조한 것을 놓고 개각 폭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역 사투리를 이용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경상도말로 ‘할머니 비켜주세요’를 세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묻고는 참석자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할매 쫌”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내가 농담을 하면 다 썰렁하다고 한다. 썰렁하면 안 웃어야지, 다 웃고 나서 썰렁하다고 하니 억울하다”고도 했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오찬 직후 “(대통령을) 모신 이후로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웃으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청와대는 한식 코스요리에 이 대표가 좋아하는 냉면과 호남 음식에서 즐겨 쓰이는 식재료인 능성어 요리를 준비했다. 건배 제의는 선출직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비박근혜) 진영인 강 최고위원이 했다. 강 최고위원은 “언론에서 저를 비주류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주류”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저도 절대 비주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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