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2016 리우올림픽]신태용호, 4년 전과 어떻게 다른가
멕시코 격파 직후 손흥민의 셀카 11일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한 직후 손흥민(아래 가운데)이 한 팬의 휴대전화에 직접 남긴 ‘셀카’. 한국 응원단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이욱표 씨 제공
○ 동네 형님과 큰 형님
○ 창과 방패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이 런던 올림픽에서 압박 수비가 중심인 축구를 구사한 반면 공격수 출신 신 감독은 공격 축구로 메달을 노린다. 신 감독은 개인기가 좋은 멕시코와의 맞대결을 앞두고도 “내가 수비 축구를 해야 하나? 공격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생각을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조별리그에서 12골(3실점)을 넣어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세계대회에 참가한 역대 아시아 국가 중 조별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약체 피지를 상대로 8골을 넣기는 했지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공격으로 맞불을 놓은 끝에 3골씩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만들어냈다. 홍명보호는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2득점, 1실점을 했다.
당시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던 홍명보호는 4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0-3으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고전 끝에 8강에 올랐다. 한국과 브라질이 모두 8강에서 이기면 4강에서 또다시 맞붙게 된다.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였던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은 말수가 많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당시 대표팀 분위기를 주도한 선수는 23세 이하였던 구자철-기성용 콤비였다. 그러나 신태용호에서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과묵하다. 문창진은 “우리끼리 있으면 서로 말이 없어서 침묵이 흐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손흥민과 장현수가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흥민은 룸메이트인 막내 황희찬 등 4, 5명의 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 휴대전화 게임을 즐기거나 농담을 주고받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8강행이 확정된 뒤 라커룸에서 가장 즐거워한 선수도 손흥민이다. 정승현은 “흥민이 형이 흥분을 많이 해서 굉장히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주장 장현수는 들뜬 분위기 탓에 동생들의 정신력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는 라커룸에서 “즐거운 분위기는 오늘까지만 즐기자. 내일부터는 다시 축구만 생각하자”고 말했다.
브라질리아=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