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우생순 신화’ 주역 44세 오영란 우승후보 네덜란드와 동점 상황… 상대 마지막 공격 페널티스로 막아 佛-아르헨 모두 이기면 8강 가능
“왕언니, 최고”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핸드볼 B조 3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32-32 동점 상황에서 페널티스로를 막아낸 골키퍼 오영란(아래 사진)에게 한국 선수들이 달려들어 얼싸안고 있다. 대표팀의 맏언니 오영란 은 경기가 끝난 뒤 “영상 분석을 통해 상대 선수의 슛 방향을 예감하고 있었다”며 “내가 후배들을 이끈 것보다 후배들이 ‘언니, 힘내라’고 먼저 파이팅을 외쳐 줘서 내가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핸드볼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리는 순간 네덜란드에 7m 페널티스로를 내줬다. 32-32 동점 상황에서 한국의 골문에는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오영란이 서 있었다. 골을 허용하면 예선 3전 전패를 떠안게 되는 위기에서 노련한 오영란은 공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었다. 공은 오영란의 명치 부분을 맞고 골대 옆으로 흘러나갔다. 그 순간 한국 선수들은 오영란을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핸드볼 금메달 주역인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도 방송 중계 해설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 임 감독은 “영란이는 평소 머릿속이 온통 상대 선수들의 슛 분석으로 꽉 차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영란이는 늘 ‘더 못 막아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때 기억이 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남은 2경기에서 영란이가 또 사고를 칠 것 같다”고 했다.
오영란은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가 임영철 감독의 부름을 받고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속 실제 인물이다. 대표팀 막내 유소정(20)과 24세나 차이가 나는 오영란의 선방으로 1무 2패를 기록한 한국은 프랑스, 아르헨티나와의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8강 진출을 노려 볼 수 있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