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이 영화 〈제이슨 본〉을 들고 한국을 방문했다.
깨알 같은 영화 홍보에 소신 발언까지, 그가 세계 최고의 배우인 이유를 확실히 드러낸 맷 데이먼에 관한 최근 이슈들.
# I’m back 〈제이슨 본〉
〈본〉 시리즈의 첫 편 〈본 아이덴티티〉(2002)는 제임스 본드로 상징되는 말끔한 슈트에 섹시한 여자와 유희를 즐기는 스파이의 전형을 뒤집은 영화다. 1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제이슨 본은 종종 제임스 본드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맷 데이먼(46)은 jtbc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제이슨 본은 여성 혐오적인 데다 마티니를 단숨에 들이켜고 사람을 죽이면서 농담을 내뱉는 본드와는 대조적인 인물”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2004), 〈본 얼티메이텀〉(2007)을 거치면서 기억 상실과 복수, 용서의 단계를 밟았던 제이슨 본은 〈본 레거시〉(2012)에서는 제레미 레너의 몸을 잠시 빌렸다가 이번에 다시 맷 데이먼에게로 돌아왔다. 되찾은 과거 기억 외에 또 다른 음모가 있다는 것이 〈제이슨 본〉의 줄거리다.
# MIT 졸업 축사에서 밝힌 〈굿 윌 헌팅〉 비하인드 스토리
맷 데이먼은 1988년 하버드대 영문학과에 입학했으나, 졸업은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해 “수업 시간표를 짜는 것보다 오디션 시간표를 짜기에 바빴던 시기”라고 말한 바 있다. 천재적 재능을 지녔지만 세상과 벽을 쌓고 살아가던 주인공 윌 헌팅(맷 데이먼)이 심리학 교수 숀 맥과이어를 만나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굿 윌 헌팅〉의 시나리오는 그가 하버드 재학 시절 수업 과제로 제출했던 짧은 희곡에 기초한 것이라고. MIT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인연이 돼 맷 데이먼은 지난 6월 MIT 졸업식에서 축하 연설을 했는데, 그는 여기서 “어릴 때 MIT 대학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형이랑 몰래 와서 칠판에 낙서해놓고 가곤 했다. 그것이 〈굿 윌 헌팅〉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굿 윌 헌팅〉은 맥과이어 교수 역을 맡았던 로빈 윌리엄스의 추모 2주기를 맞아 8월 18일 재개봉된다.
# 할리우드 대표 딸바보
맷 데이먼 하면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그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바텐더 출신의 루치아나 바로소와 만나 2005년 결혼했다. 이들에겐 바로소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딸 알렉시아와 재혼 후 낳은 이사벨라, 지아, 스텔라 등 네 딸이 있다. 영화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종종 딸들과 외출이나 쇼핑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한다.
맷 데이먼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트럼프의 이민자 혐오가 역겹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미국도 호주처럼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는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한 소신을 서슴없이 밝히고 있다. 또 ‘워터닷오알지(water.org)’라는 재단을 설립하고 개발도상국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캠페인을 펼쳐온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제이슨 본〉이 미국의 안보 기밀문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사건을 모티프로 삼고 있는 것과 관련,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제이슨 본〉은 우리에게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안보의 중요성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하는, 매우 복잡하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박해윤 기자 | 디자인 · 김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