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중계영상 캡쳐
진종오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연패 달성 소감을 밝히면서 사격장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과의 후일담을 전했다.
먼저 결선에서 한 때 1위에 오르며 진종오를 위협했던 동메달 수상자 김성국(30)에 대해 “처음 본 선수라 긴 대화를 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형·동생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성국 역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우리인데, 우리 하나가 돼서 메달을 따면,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 하나의 조선에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가 ‘통일’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김성국이 처음이다.
김성국은 또 “진종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로 적수라고 생각한다. 진종오를 목표로 놓고 훈련해 나중에는 우승하겠다”고 진종오를 높이 평가했다.
진종오 선수는 워낙 오랜 세월 현역 선수로 활약 하다보니 북한의 원조 사격 스타 김정수(39)와도 친분이 있다.
이에 진종오가 “‘형도 못 쐈잖아요’했더니 자기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다고 했다”며 “이후 ‘형만 나이 먹었나요. 나랑 두 살 밖에 차이 안나요’라고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진종오보다 두 살 많은 김정수는 인민체육인 칭호까지 받은 북한의 간판 운동선수다. 진종오와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친분을 쌓아왔다.
진종오가 전한 북한 선수들과의 대화는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북한 사격선수들이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혜진은 “2013년 월드컵 대회에서는 은주가 ‘언니’라고 부르며 자세와 활 쏘는 방법에 관해 묻기도 했 는데, 요즈음 북한 분위기 등이 있어서 그런지 어제 함께 연습할 때도 은주가 대화를 피하려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