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강철 멘털 진종오의 반전 매력 “은퇴 안하나” 악플 너무 신경쓰여… 10m 경기 후 인터넷 검색 끊었죠 태극마크 항상 자랑스럽지만, 때론 힘들어 평범하게 살고싶기도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다음 날인 12일 만난 진종오는 “저도 그냥 똑같은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거 많고, 느끼는 것 많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신의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진종오는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후배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다. 주위에서 언제 은퇴하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건 나에게 너무 가혹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소총이 아니라 권총 선수가 된 사연에도 반전이 있다. 진종오는 “중학교 3학년 때 아는 분 소개로 사격장에 가서 처음 잡은 게 소총이었다. 그런데 표적판에 맞지를 않더라. 코치님이 ‘그럼 권총을 쏴 보라’고 해서 권총을 잡았다. 그런데 묘하게 그때부터 맞았다”고 했다. 만약 처음부터 소총이 잘 맞았다면 그는 아마 소총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신체적인 반전도 있다. 연습을 많이 하는 진종오의 손은 우락부락할 것 같지만 악수를 하면서 잡아 본 진종오의 손은 여자 손처럼 부드러웠다. 그는 “사격은 아무래도 손의 감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손을 소중하게 관리한다. 씻은 뒤엔 로션을 꼭 바르고, 추울 때는 반드시 장갑을 낀다”고 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왼손을 사용한다.
진종오는 올림픽에 나서는 부담감과 태극마크의 무게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금메달을 앞둔 마지막 총을 쏠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지만 너무 힘들 때도 많다. 가끔씩은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꿈을 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직후 그는 곧바로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혔다. 왜 멀고 험한 길을 다시 가려는 것일까.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