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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위안부 출연금, 의료-복지에만 사용”

입력 | 2016-08-13 03:00:00

윤병세-기시다 전화통화 합의… 유학생 장학금 지원 등 제외될듯
日 “절차 밟아 10억엔 신속 출연… 소녀상 해결은 계속 요구 방침”





한일 외교수장이 1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업 방안을 의료나 복지 등에만 한정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합의했다. 정부는 다음 주 ‘화해·치유재단’ 2차 이사회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 방향과 자금 집행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2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 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후속 조치와 대북 공조 등 양국 현안을 협의했다. 윤 장관이 기시다 외상과 통화한 것은 9일 한일 국장급 협의에 이은 2차 협의 성격이다. 기시다 외상은 이날 윤 장관과의 통화 뒤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국내 절차를 밟아 즉각 10억 엔을 출연할 것”이라며 “의료와 간병사업 등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할 10억 엔(약 107억 원)의 용처와 시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양국 장관이 이 돈을 의료나 복지 등에만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본 보수층에서 배상금 성격을 희석하기 위해 나오는 “한일 유학생 장학사업 등에도 써야 한다”는 주장을 배격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이런 상세한 내막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시다 외상은 “자금을 출연하면 일본 정부의 책임은 다한 게 된다”며 “(한국 측에) 소녀상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향후 한일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계속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혀 소녀상 문제를 계속 제기할 뜻임을 시사했다.

최근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 고조, 강경 우익 인사의 입각과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으로 우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일 외교수장의 의견 교환으로 위안부 합의 이행은 8분 능선을 넘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단은 이르면 17일 2차 이사회를 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10억 엔 수혜 대상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245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재단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8명과 대일항쟁위원회에서 피해자로 인정한 7명을 합쳐 245명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