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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런던의 악몽은 지웠다”…배드민턴 복식팀 전원 8강 진출

입력 | 2016-08-14 16:13:00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에서 열린 배드민턴 혼합복식 조별예선에서 고성현-김하나 선수가 미국의 필립 추-제이미 수반디를 세트스코어 2-0(21-10 21-12)로 누르고 가볍게 첫 승리를 따냈다. 김하나 선수가 상대편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배드민턴은 4년 전 런던 올림픽을 악몽처럼 여기고 있다. 역대 최악인 동메달 1개만 차지하는 민망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리한 대진을 얻기 위한 ‘져주기 파문’으로 여자 복식 2개조 4명이 실격 처분을 받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명예회복을 꿈꾸며 ‘칼’을 갈아온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복식 5개 조가 모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 안착했다. 남자 복식의 김사랑-김기정, 여자복식의 정경은-신승찬과 장예나-이소희, 혼합복식의 고성현-김하나는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해 남은 대진 추첨에서도 유리하게 됐다. 특히 세계 랭킹 9위 장예나-이소희는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전위 공격을 앞세워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랭킹 2위인 중국의 탕윤팅-유양을 꺾고 3전 전승을 기록하는 이변까지 일으켰다.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유연성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랭킹 13위인 러시아 선수에 패하며 조 2위가 됐다. 하지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중국 선수들도 조 2위가 돼 오히려 8강에서 중국 선수들을 피하게 됐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는 “예선을 통해 상대 전력과 컨디션을 파악했다. 한국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며 자신감이 커졌다. 다만 남자 복식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다소 침체돼 있는데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승 1패로 예선을 마감한 이용대와 유연성은 “러시아 선수들이 기존에 받아본 적이 없는 서비스를 구사해 애를 먹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8강부터는 지면 끝장이기 때문에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런던 올림픽에서 고의 패배 의혹에 연루돼 AD카드를 반납하고 선수촌에서 쫓겨났었던 정경은과 김하나는 “런던에서의 기억은 지웠다. 이번이 첫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코트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