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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골키퍼의 신들린 방어에 한국 선수들 무너졌다”

입력 | 2016-08-14 17:26:00


한국축구대표 손흥민이 13일 오후(현지시간)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온두라스전이 열린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후반 강력한 오른 발 슛팅을 하고 있다. 벨루오리존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는 태극 전사들이 지배했지만, 온두라스 골키퍼의 신들린 방어를 뚫는 데는 실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4일 한국의 온두라스전 패배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참가한 아시아 세 팀의 메달 획득 실패를 전하면서,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23)가 ‘영감을 풍기는’ 활약을 했다고 소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루이스 로페스의 잇따른 선방에 한국 선수들이 무너졌다”며 “로페스가 한국의 세트피스와 거듭된 공격을 잘 막아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평가했다.

로페스는 이날 한국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

로페스의 신들린 선방은 전반 39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막는 것으로 시작됐다. 로페스는 골문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 찬 프리킥을 몸을 날려 걷어냈다. 5분 뒤인 전반 44분 류승우의 중거리 슛은 온두라스 선수의 몸을 맞고 방향이 틀리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듯 했지만 로페스의 오른손 끝에 걸렸다. 손흥민이 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지역 안에서 날린 강한 오른발 발리슛 역시 로페스의 펀칭에 막혔다.

로페스의 슈퍼 세이브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손흥민이 후반 2분 페널티킥 지점(골 라인에서 11m 거리)보다 더 골라인에 가까운 곳에서 때린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후반 9분과 26분 손흥민과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날린 결정적인 슛도 로페즈를 뚫지 못했다.

온두라스 리그의 레알 에스파냐 소속인 로페스는 키 183㎝로 골키퍼로서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반응 능력이 탁월해 23세 이하 대표팀뿐 아니라 온두라스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로페스는 후보 골키퍼이기는 했지만 19세이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A대표팀에 뽑혔고, 온두라스에서는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게 인기도 많다.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에서는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5골을 허용했다. 무실점 경기는 한국전이 처음이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