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복 71주년/프리미엄 리포트]사할린 징용 한인 1000여명 명부 새로 발견 日관리들이 조사-작성한 문서 발굴… 조선인 이름 직장 월급 등 적혀있어 기록에 등장 안했던 피해자 드러나
바다 건너 고국 그리며 잠든 넋 ‘바다 건너면 고향인데….’ 러시아 사할린 홀름스크 시의 한 묘지에 묻힌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김정대 씨(1914∼1966)의 무덤 아래로 푸른 동해가 펼쳐져 있다. 지금은 돌보는 이가 없는 듯 4일 김 씨의 무덤은 사람 키 높이로 자란 풀이 빽빽했다(맨위쪽 사진). 키릴문자로 쓰인 망자의 실제 이름은 ‘종대’ ‘종재’ ‘정재’ 등일 가능성도 있다(맨아래쪽 사진). 홀름스크=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일본인 이름 사이에 끼인 1000여 명의 조선인 이름은 대부분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가 탄광 등에서 중노동에 시달렸고, 광복 뒤에도 끝내 그리던 고향땅을 밟지 못한 이들이다. 강제 동원 피해 신고가 안 돼 있고, 다른 기록에도 등장하지 않아 그동안 기억에서조차 완전히 묻혔던 이들이 상당수다.
냉전시대 오갈 수 없었던 구소련 지역의 사할린, 시베리아 등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에 대한 조사와 유해 봉환 사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국외 강제 동원 사망자들을 조명하기 위해 서(西)시베리아와 사할린, 일본 오키나와 지역을 취재했다. 일본 관동군에 끌려갔다가 일제 패망 뒤 소련에 억류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사망한 조선인 포로 10명의 매장지는 현지인들의 공동묘지로 변해 있었다.
유즈노사할린스크=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