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2016 리우올림픽] 점유율 64%-슈팅 16개 압도하고도 온두라스에 0대1로 패배, 4강 좌절 2년전 아픔 씻으려 이 악물었지만… “어린 선수들 비난받지 않았으면” 온두라스 침대축구… 추가시간 인색 손흥민, 경기 종료후 주심에 격렬 항의… 신태용 감독도 “6분은 줬어야”
손흥민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해…” 손흥민이 14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0-1로 패한 뒤 울고 있다. 벨루오리존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64%의 높은 볼 점유율(온두라스 36%)과 슈팅 수 16개(온두라스 6개)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은 둥글기 때문에 상대나 우리나 한두 번은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는데, 온두라스는 한 번의 역습 기회를 잡았고 우리는 잡지 못했다. 한 방의 유무가 승패를 갈랐다”고 말했다.
▼ 손흥민 ‘브라질의 악몽’… 월드컵 이어 올림픽서도 눈물 ▼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뒤 울음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10여 분 동안 그라운드에 엎드려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리우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당시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패배가 너무 싫다.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형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울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기대했던 ‘해결사’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양 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슛을 날렸지만 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발리슛 등 3, 4차례의 결정적 슛이 모두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엔 오히려 손흥민의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된 것이 빌미가 돼 온두라스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내가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경기를 망친 것 같아 죄송하다. 너무 미안해서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얼굴을 볼 수도 없었다”며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어린 선수들이 비난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숙소에 돌아간 뒤에도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 너무 짧았던 추가 시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주심에게 달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후반 추가 시간(3분)에 온두라스 선수들이 경기를 지연하는 행동을 했음에도 시간을 더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추가 시간 중에 선수 교체, 부상 확인 및 치료 등으로 허비된 시간을 추가로 반영할지 말지는 주심의 재량이다. 2013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웨스트햄의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웨스트햄의 대니얼 포츠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까지 걸린 10분 이상의 시간을 합쳐 추가 시간이 12분 58초가 적용됐었다.
벨루오리존치=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