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스포츠 전략 차이가 빚은 희비 日, 유도 런던 ‘노 골드’ 수모 이후… 세계무술 배우며 훈련방식 혁신 韓, 하루 네 차례 지옥훈련 답습… 16년만의 ‘노 골드’ 최악의 결과
14일까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금 7개, 은 3개, 동 14개로 5위에 올라 있다. 한국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일본에 우위를 내준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유일하다.
2004년 아테네에서 일본(금 16개·5위)이 한국(금 9개·9위)을 앞설 수 있었던 데는 유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일본은 유도에서 금메달을 8개를 딴 반면 한국은 1개만 땄다. ‘유도 종주국’을 자부하며 금메달을 휩쓸던 일본은 2012년 런던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다. 유도가 정식 종목이 된 뒤 처음으로 ‘남자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한 것(여자는 금메달 1개). 반면 한국은 남자 81kg급 김재범과 90kg급 송대남이 정상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리우에서 일본 유도는 금 3개, 은 1개, 동 8개 등 총 12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을 자신했던 한국은 은 2개, 동 1개에 그쳤다. 한국 유도가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한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은 2개, 동 3개) 이후 16년 만이다. 메달 수에서 그때보다도 못한 최악의 성적이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일본은 남자 대표팀 감독에 이노우에 고세(38)를 선임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100kg 우승을 포함해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일본 유도의 영웅이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였던 젊은 감독의 지도는 독특했다. 선수들과 함께 오키나와, 몽골, 브라질 등을 다니며 현지의 전통 무술을 배웠다. 조지아의 치다오바, 러시아의 삼보 등도 연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디빌딩 일본 챔피언을 코치로 영입해 선수들의 몸 관리를 맡겼다. 일본 NHK의 ‘클로즈업 현대’라는 프로그램은 이를 ‘상식을 뛰어넘은 대개혁’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 유도는 달라진 게 없었다. “하루 네 차례 훈련이 모두 지옥 같았다”는 한 선수의 말처럼 땀은 열심히 흘렸지만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은 없었다. 서정복 대표팀 총감독(62)은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일본 선수들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해 준비했다”고 했지만 리우에서 일본 선수와 대결한 선수는 66kg급에서 은메달을 딴 안바울뿐이었다. 대부분 8강전 이전에 탈락하다 보니 일본 선수와 만날 일이 없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잇달아 종합 3위를 한 뒤 생활체육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국제대회 성적이 저조하자 2001년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 2007년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를 세우며 다시 올림픽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리우에서는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을 1개도 따지 못한 수영에서만 금 2개를 수확했다. 다카다 유지 리우 올림픽 총감독이 “금메달 14개가 목표”라고 했던 일본은 레슬링에서도 무더기 우승을 노린다. 특히 ‘여자 레슬러 삼총사’로 통하는 오바리 히토미(48kg급), 요시다 사오리(55kg급), 그리고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이소 가오리(63kg급)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 태권도의 하마다 마유(여자 57kg급)와 이미 금메달 2개를 딴 남자 체조, 배드민턴 여자 복식 등에서도 금빛 사냥을 기다리고 있다. 첨단 시설과 많은 예산, 그리고 ‘혁신’으로 무장한 일본은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30개 등 총 80개의 메달을 얻어 종합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