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도는 더민주 당권레이스
‘덕혜옹주’ 본 김종인 “지도자 무능하면 백성이 고통” 제71주년 광복절인 15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에서 영화 ‘덕혜옹주’ 관람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면 영화에 나타나는 대로 나라도 뺏기고 선량한 백성들도 피 끓는 고통을 당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경미 의원, 김 대표와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 박용진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기호순)는 최근 당 강령 전문에 ‘노동자’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것을 두고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 후보는 15일 기자회견에서도 “6·15 남북정상회담과 10·4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이 훼손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던 당권 주자들이 중반 이후에는 강령 개정 문제를 제기하며 현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후보들이 마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싸우는 꼴이 되고 있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당 대표가 대선 국면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에 출마한 사람들이 얼마나 말이 궁색한지를 알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비주류 진영인 이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포함한 야권 통합”을 외치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12일부터 호남에 머물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추 후보는 연설회 때마다 “1등 후보를 깎아내리고 흔드는 것은 공정도 아니고 혁신도 아니다”라며 ‘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 설치’를 강조하고 있다.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현재로선 세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양상으로 보인다”라며 “계파별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인천(20일), 경기 지역(21일) 시도당위원장 선거가 끝나봐야 당권 레이스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