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기자 출입구역 넘나들며 영어 필요할땐 언제든지 나타나
14일(현지 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자실에서 북한 선수단복을 입은 여성(왼쪽)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여성은 북한 선수단과 동행하며 영어 통역 등을 돕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분증마다 출입 가능한 곳이 다르기 때문에 출입구를 지날 때마다 신분증 검사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여인은 출입증이 두 장이다. 취재진만 출입할 수 있는 곳에는 E카드를 들고 나타나고, 선수단만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는 Ao카드를 꺼내 든다. 이름이 써 있는 앞면이 안 보이게 목에 걸고 다녀 이름을 알기도 어렵다.
영어도 유창하다. 선수단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이 여인이 나타나 통역을 한다. 김일성대를 졸업한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북한에서 영어 전공자는 몽골 해군과 같다. 내륙국인 몽골에 해군이 필요 없는 것처럼 서방과 거의 교류를 하지 않는 북한에서도 영어가 그만큼 필요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리우 올림픽 역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표로 세웠지만 금 1개, 은 2개를 따내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북한 선수단은 대책 회의라도 하는 것처럼 경기장 바깥에 모였다. 그중에는 출생연도가 프로필에 나와 있는 1991년이 아니라 1990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엄윤철(25)도 있었다. 그들에게 “엄윤철이 실제로 몇 년 생이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한 북한 여인이 삼성 스마트폰 화면을 열심히 보면서 기자 곁을 스쳐 지날 뿐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