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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팀워크는 금메달감

입력 | 2016-08-16 03:00:00

찰떡궁합 부른 룸메이트 효과
김연경-양효진 런던 이후 같은 방… 같은 포지션 배정 경험 나누기도




‘유일한 희망.’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 진출한 여자 배구 대표팀은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남은 한국의 유일한 구기종목 팀이다. 여자 배구 대표선수들의 찰떡궁합은 선수촌에서부터 시작된다. 숙소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내는 곳으로, 같은 공간을 나눠 쓰는 룸메이트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 에이스를 위한 숨은 배려

4년 전 런던 올림픽 당시 선배 김사니와 같은 방을 썼던 김연경(28)은 어느새 대표팀의 중고참이 돼 후배와 함께 2인 1실 숙소를 쓰고 있다. 김연경이 선택한 룸메이트는 팀의 제2 공격옵션이자 주전 센터인 양효진(27)이다. 20대 초반부터 국가대표로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호흡을 맞춰 온 두 선수는 런던 올림픽 이후 늘 같은 방을 쓰고 있다.

경기 스케줄에 관계없이 정해진 식사시간 등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양효진은 대표팀의 대표적인 ‘모범생’ 캐릭터다. 김연경은 “둘 다 깔끔한 성격이라 잘 맞는다. 앞으로도 쭉 같은 방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상 연차 순서대로 자신과 함께 방을 쓸 후배를 정하는데도 김연경이 늘 양효진과 같은 방을 쓸 수 있는 건 에이스 김연경을 위한 선배 선수들의 ‘숨은 배려’다.

오른쪽 날개 공격수 황연주(30)는 같은 포지션의 김희진(25)과 룸메이트다. 같은 포지션으로서의 고민과 대표팀 선배로서의 경험을 코트 안이 아닌 밖에서도 나누고 있다는 설명. 황연주는 “각 팀에서 실력을 선보여 대표팀에 온 만큼 서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경기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한다”고 말했다.

○ 같은 팀 선수 피하는 대표팀의 불문율

숙소 배정에는 불문율이 있다.

통상 같은 구단에 소속된 선수끼리는 룸메이트를 하지 않는다. 세터 이효희(36)는 “같은 구단 선수끼리는 평소에도 함께 생활하니 대표팀 소집 기간에는 다른 팀 선수와 가까워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룸메이트를 선택할 권한이 있는 이효희의 파트너는 박정아(23)다. 이효희는 “개인적으로 좀 예민한 편인데 정아가 잠버릇이 없어서 선택했다. 정아도 좋다고 했는데 속마음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과거 IBK기업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을 당시 원정길에 종종 같은 방을 썼던 두 선수는 이효희가 도로공사로 이적하면서 대표팀의 불문율을 어기지 않게 됐다. 예전에 GS건설에서 함께 뛰었던 남지연(33·현 IBK기업은행)이 배유나(27·현 도로공사)와 같은 방을 쓰는 이유도 같다.

연차순으로 룸메이트를 정하다 보니 때론 불가피하게 불문율을 깨야 하는 일도 있다. 김연경과 함께 막내급 방장(함께 2인 1실 숙소를 사용하는 선수 중 선배)에 속하는 흥국생명의 김수지(29)와 이재영(20)은 유일한 같은 구단 룸메이트다.

한편 15일 추첨 결과 A조 3위 한국은 B조 2위 네덜란드와 16일 오후 10시 4강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리우데자네이루=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