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판정시비로 한때 올림픽 퇴출 러시아가 세계연맹 실권 쥐면서 심판 배정 등 불투명…또 판정 논란
레슬링은 2013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당했다. 잦은 판정 시비 때문이었다.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은 세계레슬링연맹(UWW)은 즉각 절대적인 권력을 누렸던 라파엘 마르티네티 회장(스위스)을 물러나게 했다. 마르티네티 회장은 쫓겨나기 전까지 UWW의 심판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의 심판을 직접 배정했다. 올림픽 때마다 판정 시비가 불거져도 그대로 묻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후 마르티네티 회장으로부터 회장 자리를 넘겨받은 세르비아 출신 네나드 랄로비치 회장은 공정한 판정을 약속했고, IOC는 2013년 9월 레슬링의 정식 종목 복귀를 결정했다. 그러나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자 UWW에서는 예전 버릇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UWW 내 실권이 러시아 임원들에게로 넘어가면서 심판 배정 등 운영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레슬링 종목뿐만 아니라 많은 종목에서 올림픽 때마다 오심 문제는 항상 재연돼 왔다. 이에 따라 IOC는 리우 올림픽에서 챌린지로 불리는 비디오 판정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배구나 배드민턴의 라인 아웃 등과 같이 눈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판정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심판의 재량이 크게 작용한다. 김현우의 오심 역시 심판들이 비디오 판정을 했지만 기술 점수를 낮게 판정했다. 레슬링 국가대표 코치 출신인 A 씨는 “유도와는 다르게 기술에 대한 득점 적용과 반칙 점수 부여 기준이 주관적인 데다 출전 선수들이 속한 대륙의 심판들이 배정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판정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