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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북항 임차료 수백억 밀린 CJ대한통운

입력 | 2016-08-17 03:00:00

2012년 15개월분 체납 이어 신선대부두 운영하며 300억 미납
他운영사들 “대기업 특혜” 반발




1년 넘게 부산항 북항의 부두 임차료를 내지 않아 물의를 빚었던 CJ대한통운이 다시 임차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항의 다른 부두 운영사들은 ‘대기업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부산항만공사(BPA) 등에 따르면 부산항 북항에서 신선대부두를 운영하는 CJ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약 300억 원(가산금 포함)의 임차료를 미납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5개월분 임차료 230여억 원을 체납하다 2013년 12월 31일 한꺼번에 납부한 적이 있다.

북항의 한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물동량 급감과 하역료 폭락으로 북항 컨테이너터미널 모두 어려운 실정”이라며 “유독 CJ대한통운만 반복적으로 임차료를 체납하는 것은 분명 고의성이 짙은데도 BPA가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매각 단계인 한 부두 운영사도 일시적으로 임차료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인수 합병 조건에 임차료를 완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현철 BPA 항만물류부 차장은 “체납 해소를 위해 독촉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하고 있다”며 “신선대 및 감만부두 운영사의 통합 참여에 임차료를 해소하는 것이 전제조건일 뿐만 아니라 해당 회사에서도 통합 전에 임차료를 해결하겠다는 문서를 제출해 놓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항만 업계에선 ‘수상한 특혜’라며 의심하고 있다. 다른 부두 운영사 관계자는 “BPA는 최근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계속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도 수백억 원의 체납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대기업 특혜”라고 주장했다.

실제 BPA는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D등급을 받았다. 최하위인 E등급을 받은 기관이 전체 116개 중 4개뿐이라는 점에서 D등급도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 BPA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이행 실적이 불충분하고 경영실적 개선이 미흡하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C등급)보다 한 계단 추락했다. 여수·광양, 울산, 인천 등 나머지 항만공사는 C등급을 받았다. 이에 BPA는 지난달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한편 CJ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신선대부두)과 함께 북항에서 부두를 운영 중인 한국허치슨터미널(자성대부두),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감만부두),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신감만부두) 등 4개 업체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을 논의 중이다.

부산항 북항이 신항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물동량이 급감한 탓에 4개 업체의 최근 5년간 적자는 1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통합을 위한 기본 협약서를 체결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