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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탕평 인사’ 건의했지만… 호남 발탁은 차관급 1명뿐

입력 | 2016-08-17 03:00:00

[8·16 개각]정기국회 대비 장관 공백 최소화… 검증된 인사 기용 ‘조기 안착’ 꾀해
朴정부 역대 국무위원중 호남 5명… 영남은 15명… 지역배려 거리 멀어




‘8·16개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3곳에 그쳤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나 야당이 요구해온 호남 출신 발탁도 이뤄지지 않았다. 개각을 통한 인적 쇄신으로 임기 말 국정 동력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변화보다 국정 안정을 택한 셈이다.

○ 장관 공백 최소화 위한 ‘소폭 개각’

여권 관계자는 16일 “대규모 개각 시 뒤따르는 국회 인사청문회 등으로 각 부처의 업무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폭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9월 시작되는 올해 정기국회가 박근혜 정부의 중점 법안들을 처리할 사실상 마지막 시기인 만큼 ‘장관 공백’을 최소화한 것이란 얘기다.

새로 발탁한 장관 후보자 가운데 김재수 농림부 장관,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모두 관료 출신인 점도 ‘조기 안착’을 위한 고려로 풀이된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 후보자 역시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 정부에서만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 ‘장관 수업’이 필요 없는 인사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농촌진흥청장으로 각각 정만기 대통령산업통상자원비서관과 정황근 대통령농축산식품비서관 발탁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인 데다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장차관 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진행한 만큼 야권의 집중포화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개각 폭을 넓히기 힘들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 인력풀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 기대에 못 미친 ‘탕평 인사’

이정현 대표는 11일 청와대 오찬에서 개각과 관련해 ‘탕평·균형·능력·배려 인사’를 건의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개각에 호남 출신 장관 후보자의 발탁이 점쳐졌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신임 장관 후보자와 차관 내정자 7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전북 순창)이 유일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개각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개각 명단을 보니 국민과 야당은 땅을 치겠지만 이정현 대표는 웃을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총리와 부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43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지금까지 5명(11.6%)에 불과하다. 총리와 부총리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영남 출신은 15명으로 34.9%를 차지했다. 대구·경북 출신은 8명, 부산·경남 출신은 7명이었다. 서울 출신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충북 출신은 6명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출신 지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지 모르지만 청와대 민정 라인이 대부분 영남 출신인 게 영남권 인사 발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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