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출간한 심재훈 단국대 교수 스승-재야사학 원로 윤내현 교수 비판… “지나친 부분 아들로서 되돌리는 것”
심재훈 교수는 “역사는 감성보다 전문 영역”이라며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심재훈 단국대 사학과 교수(54)가 최근 발간한 책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푸른역사)에서 재야사학계의 고조선 연구를 ‘상상력 경쟁’이라고 거침없이 비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날을 세운 대상에 재야사학계의 원로인 그의 스승 윤내현 단국대 명예교수(76)가 있기 때문이다. 스승의 학문 업적을 거스르기 쉽지 않은 국내 학계에서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11일 경기 용인시의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심 교수는 “윤 교수님은 저를 있게 한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인간적으로 30년 넘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 교수는 윤 교수의 출간 기념행사에서 제자를 대표해 사회를 맡았다. 그러나 심 교수는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라며 “학문적으로 지나침이 있다면 그걸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아들로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고대가 하, 상, 주, 춘추전국시대로 넘어오는 동안 우리의 역사는 고조선 하나뿐입니다. 중국 역사와 대등함을 강조하려다 우를 범한 게 아닌지. 이제는 ‘우리끼리만의’ 연구가 아닌 서양 학자들도 공감할 수 있을 객관화된 한국 고대사 연구를 해야 합니다.”
50대 중반인 심 교수는 지난해 뒤늦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푹 빠졌다. ‘고대 중국에…’ 또한 그가 지난 1년간 3000명이 넘는 사람과 SNS 소통을 하면서 쏟아낸 학계와 개인사에 관한 65편의 이야기들이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제 분야인 중국 고대사로 소통하고 싶다”며 “현대 세계 사학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분야로 꼽히고 우리 선조, 오늘의 동아시아를 이해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용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