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호주 북동쪽 키리바시의 카토아타우 “물속으로 사라지는 조국 현실 알리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경기장은 키리바시에서 온 데이비드 카토아타우(32)에게 경기장일 뿐만 아니라 무대였다. 그는 15일(현지 시간) 경기를 끝낸 뒤 역기에 입을 맞추고 트위스트를 추며 경기장을 내려갔다. 남자 105kg급에 출전해 합계 349kg을 들어올린 그의 최종 성적은 14위. 하지만 그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는 왜 춤을 췄을까. 그는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주 북동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인 키리바시는 날짜변경선에 붙어 있어 ‘세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나라’로 불린다. 국기도 태양이 떠오르는 바다 위로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섬이 33개나 되지만 전체 국토 면적은 810km² 정도로 대구보다도 작다. 그나마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국토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미 사람이 살던 마을 한 곳이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졌다.
카토아타우는 “사람들은 키리바시가 어떤 나라인지 모르고, 우리는 조국을 스스로 지킬 충분한 힘이 없다”며 “내가 춤을 추는 이유는 키리바시의 상황을 전 세계에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의 춤은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섬나라가 전 세계에 환경 파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가장 평화로운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