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왼쪽)의 2번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위로 올려놓았던 김연경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팀 내 최다인 112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비록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여자배구에 남긴 것은 결코 적지 않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김연경 활약이 한국배구에 남긴 것
공격 1옵션 노출…상대팀 집중견제
김연경 “해외로 나가야 경쟁력 확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배구대표팀에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기록만 봐도 그렇다. 팀 내 최다인 112점을 올렸고, 블로킹(세트당 0.38개), 서브(세트당 0.19개) 등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했다. 디그(세트당 1.90개)와 리시브(정확도 34.71%)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번 올림픽은 김연경이 왜 세계적 선수인지를 보여준 대회다.
● 선수들은 왜 김연경만 찾았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 김연경 혼자 네덜란드와 상대하는 형국이 됐다. 5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김연경만 막으면 한국을 이길 수 있다”던 조반니 귀데티 네덜란드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36·도로공사)도 김연경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네덜란드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슬뢰체스, 부이스, 로빈 드 크루이프는 김연경의 라이벌 팀인 터키 바크프방크 소속이다. 귀데티 감독 또한 바크프방크 사령탑이다. 김연경과 서로 잘 알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그 속에서도 숱한 견제를 뚫고 터키리그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나즈 아이데미르(터키), 린지 버그(미국) 등 세계적 세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국제경쟁력을 키운 결과다.
● 국제경쟁력 강화, 선택 아닌 필수!
몇몇 배구인은 “외국인선수의 공격을 받아봐야 국내선수들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선수들의 수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공격 기회는 크게 줄어든다. 결국 ‘제로섬 게임’인 것이다. 김연경이 8강 탈락 직후 “기회가 된다면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갔으면 좋겠다. V리그에선 통하지만 국제무대에선 안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