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리우에서 한국리듬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손연재는 19일(한국시간) 개인종합 예선을 시작으로 유럽의 강호들과 메달을 다툰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리듬체조 요정의 마지막 날갯짓
러시아 쿠드랍체바·마문과 메달 경쟁
손연재 “나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그간 흘렸던 땀과 눈물, 오랜 설움을 떨쳐낼 순간이 펼쳐진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격을 앞두고 있다. 아직은 그녀의 입으로 은퇴를 선언한 적은 없지만, 여러 정황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공산이 높다.
그렇게 생애 첫 올림픽이 다가왔다. 2012년 런던대회. 두렵진 않았다. 오히려 가슴 벅찬 설렘 속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결과도 놀라웠다. 개인종합 5위. 시간은 다시 쏜살같이 흘렀다. 2번째 올림픽. 정말 숨 가쁘게 뛰고, 또 뛰었다. 그랑프리∼월드컵∼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등 각종 무대를 누비며 세계 정상급 라이벌들과 겨뤘다.
환희도 많았지만 좌절도 있었다. 한 시대에 여러 영웅들이 공존할 수는 없는 법. 리듬체조도 그랬다. 엇비슷한 실력의 경쟁자들로 인해 한계를 느끼곤 했다. 특히 야나 쿠드랍체바(19), 마르가리타 마문(21) 등 러시아의 막강 ‘원투펀치’를 넘어서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 러시아는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은3·동2)를 획득한 전통의 리듬체조 강국이고, 이들은 완벽한 교육 시스템에서 화수분처럼 샘솟는 리듬체조 인재들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이다. 손연재에게는 꼭 넘어야 할 ‘통곡의 벽’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시상대 꼭대기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손연재와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3·벨라루스) 등이 남은 3위 한 자리를 다툴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끝까지 알 수 없는 법이다. 올림픽은 속출하는 이변, 숱한 변수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16일(한국시간) 리우에 입성해 올림픽 선수촌에 여장을 푼 손연재는 누구보다 적을 잘 안다. 서로의 ‘비기’는 마지막 순간에야 꺼내들겠지만, 러시아 전지훈련에 이어 상파울루에서 다시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강점과 약점을 확실히 파악했다.
남장현 스포츠1부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