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감찰내용 유출 의혹’ 파문 “본인-가족에 소명 요구할건데… 경찰에 자료 달라고하면 딴소리 檢에 넘기면 되는데 버틸 일인가”, 모언론 기자에 설명… 위법 논란 이석수 “SNS 통한 기밀누설 안했다”… 언론접촉 등 부인한뒤 출근 안해 野 “우병우 의혹 못밝히면 특검”
○ 감찰 진행 과정, 차 명의까지 공표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 특별감찰관의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우 수석) 아들인 (의경) 운전병 인사와 (우 수석 가족 기업인) 정강”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우 수석의 부인이 소유한 경기 화성시의 토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리 봐도 우리 감찰 대상에는 해당 안 되는 것 같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우 수석 가족이 고급 외제차인 마세라티를 갖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리스회사인 S캐피탈 명의로 돼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이 각 기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이런 발언들은 독립기관으로 출범한 특별감찰관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불거질 소지가 있는 내용이다.
○ 감찰 개시 때부터 우 수석 거취 거론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사퇴를 염두에 둔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감찰을 개시한다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대통령께 잘 좀 말씀드리라’고 하면서 ‘이거(우 수석 사퇴 문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했더니 한숨만 푹푹 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우 수석이 아직 힘이 있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째려보면, 까라면 까니까. 그런데 뭘 믿고 (우 수석이) 버티는 건가…자기가 수석 자리에서 내려서면 막을 수 없을까 봐 저러는 건가”라고 우 수석을 직접 비판하며 사퇴를 거론했다.
이런 발언들은 특별감찰관이 고위공직자의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라는 직무 범위를 넘어서 정치적인 판단까지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특별감찰관이 이 기회에 이름을 날려 야당 공천 받으려 하는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
본보는 이 특별감찰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 이석수 “SNS 통해 기밀 누설 사실 없다”
이 특별감찰관은 SNS를 통해 감찰 내용이 유출됐다는 16일 MBC의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어떠한 경우에도 SNS를 통해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도형 dodo@donga.com·장관석·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