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중 합작 벤처회사 설립…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이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함께 설립하는 ‘핀테크 벤처회사’가 선보일 모바일 금융서비스 중 하나의 사례다. 별도로 애플리케이션을 깔 필요도 없이 통화 도중에 바로 송금이 가능한 방식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의 확산 등으로 금융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그룹과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의 결합이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눈길을 끌고 있다.
○ 거대 금융-통신사 ‘핀테크 벤처’ 설립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합작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활밀착형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양사 관계자는 “모바일 자산관리, 간편 결제, 간편 송금 등의 서비스를 훨씬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방식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SKT의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과 빅데이터 분석 역량, 하나금융의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역량이 결합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하나금융 측의 적극적인 ‘프러포즈’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벤처 마인드’를 갖고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자는 데 두 회사 경영진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합작회사는 직원 30∼40명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계열사와 SKT 내부에서 모바일 금융 업무 등을 해본 직원을 공모하고, 외부 정보통신기술(ICT) 및 핀테크 업체 등에서 전문 인력을 수혈하기로 했다. 대표이사는 하나금융지주에서 지명할 예정이다. 현재 하나금융 내부 인사를 선임할지 외부 핀테크 전문가를 영입할지 검토하고 있다.
○ 모바일 금융시장 경쟁 가속화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만남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에 맞서 모바일 금융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T의 경쟁사인 KT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을 준비 중인 ‘K뱅크’를 이끌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 경쟁에 끼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SKT 관계자는 “이번 합작 사업은 단순 통신사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추구해 온 행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SKT는 앞으로 다른 은행과도 손잡고 금융 플랫폼 장악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을 한데 묶은 오픈마켓처럼 여러 금융회사의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식이다.
정임수 imsoo@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