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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병우 민정수석, 즉각 사퇴하고 검찰 수사 받아야

입력 | 2016-08-19 00:00:00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비위 의혹을 감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어제 우 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직권남용은 우 수석 아들이 작년 2월 의경 입대 뒤 2개월 만에 정부서울청사 경비대로, 다시 3개월 뒤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옮길 때 우 수석이 개입한 것으로 본 것이다. 우 수석 가족의 회사인 ‘정강’의 돈 2억여 원을 개인적 접대비와 교통비로 쓴 의혹은 횡령으로 봤다. 그러나 우 수석이 작년 2월 진경준 전 검사장 승진 때 부실 검증을 한 이유가 처가 부동산 특혜 매각 때 그의 도움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을 수사 의뢰에 빠뜨린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더욱이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을 직접 조사조차 못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는 “경찰에 자료를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한다”고 한 언론사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우 수석이 협조하지 않아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별감찰관으로서는 명백한 비위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고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것이다. 공을 검찰로 넘기고 말 바에야 특별감찰관을 둘 필요가 뭐냐는 여론이 빗발친다.

애초 우 수석 의혹은 서울 강남역 일대 1300억 원의 처가 부동산을 넥슨이 사줬다는 보도에서 비롯됐다. 이후 진 전 검사장 인사 검증 부실, 우 수석 부인의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의뢰를 받은 사안에 국한하지 말고 우 수석 관련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수사하는 시늉만 하다가 그치면 야당의 특별검사 도입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여론이 증폭되고 경찰과의 수사권 독립 논쟁에서도 열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현직 민정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 다니는 한심한 상황을 국민에게 보여줘선 안 된다. 우 수석이 결단하지 않고 버티기로 나가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만 끼칠 뿐이다. 즉각 사퇴해 겸허한 자세로 수사 받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개인도 덜 상처받고 국정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이 특별감찰관과 기자의 대화가 담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이 유출된 일로 시중에 온갖 음모설이 난무한다. 별도의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