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론과 다른 발언 눈길 “대주주 권한 제한이 당면과제”
“다음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제대로 된 인식을 갖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도 일본처럼 20년 저성장에 빠지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다’ 특강에서 “경제민주화 하려면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10년 이상 양극화 이야기가 나왔지만, 다들 말로만 했지 어떤 형태로 고치겠다는 처방을 낸 정치 집단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래서 실질적으로 정치권,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날 준비한 원고도 없이 1시간 동안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참석 제한 없이 누구나 청강할 수 있도록 한 이날 강연에는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대학생, 60대 장년층까지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소속된 더민주당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 당에서) ‘포용적 성장’을 위한 법안을 많이 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법인세는 원래 많이 걷히지도 않는 세금이다”며 재분배 효과는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를 인상하면 결국 다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게 근대 조세 이론”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첫 정책 대안으로 대주주의 권한 제한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을 꼽았다. 그는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반발만 사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그래서 상법 개정안을 먼저 발의한 것”이라고 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