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태권도 첫 2회 연속 메달 8강서 요르단 선수에 패하고도 상대 손 들어주며 축하 건네
이대훈(오른쪽)이 19일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자신을 꺾은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대훈은 “지난 올림픽 때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못 봤다. 아쉽긴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세계 랭킹 2위 이대훈은 1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랭킹 1위 자우아드 아찹(24·벨기에)을 11-7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58kg급에서 은메달을 땄던 이대훈은 체급을 달리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황경선(30·고양시청)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67kg급에서 동메달을 딴 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하며 3회 연속 메달을 땄다.
8강 경기가 끝난 뒤 아부가우시의 손을 높게 들어준 이대훈은 “어릴 때는 패하면 내가 슬퍼하느라 상대 선수가 기쁜 걸 축하해줄 여유가 없었다. 승자가 나타났을 때 패자가 인정하면 승자도 더 편하게 다음 경기를 잘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8강 경기 상대는 즐기는데 나는 이기려고 들었다. 그게 패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올림픽에서 금메달 못 딴다고 여기서 내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몇 개월 지나면 다 잊게 될 것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또 다른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아경기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두 번씩 우승을 차지한 이대훈은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