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Gettyimages/이매진스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 올랐다.
손연재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개인종합 예선에서 71.956점(볼 18.266점, 후프 17.466점, 리본 17.866점, 곤봉 18.358점)을 기록, 전체 출전자 26명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예선에서 상위 10위에 들어야 21일 결선에 오를 수 있다. 볼 종목을 4위로 마친 손연재는 2종목으로 택한 후프 연기를 하다 스텝이 엉키며 후프를 놓쳤다. 빠른 수습으로 연기를 이어갔지만 감점을 피할 수 없었다. 17.466점은 11위에 해당하는 기록.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후프 종목 17점대를 받은 건 4월 국제체조연맹(FIG) 페사로월드컵 결선(17.800점) 이후 리우올림픽이 처음이다.
리본에서도 점수는 그리 높지 않았다. 출전자 다수가 16점대에 머물렀다고 해도 만족할 수 없었다. 특히 경쟁자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가 18.175점을 받아 아쉬움이 컸다. 다행히 18.358점의 곤봉은 괜찮았다. 19.000점의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 18.466점의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에 이은 3위 기록.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은 연기 중 곤봉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 큰 감점을 받았다. 17.500점에 머물렀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마문과 쿠드랍체바가 금·은메달을 다투는 가운데 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놓고 손연재, 스타니우타, 리자트디노바가 3파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5명이 끊임없이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점수가 이를 뒷받침했다. 곤봉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친 마문이 1위(74.383점), 곤봉 1위(19.000점)를 찍은 쿠드랍체바가 2위(73.998점)에 올랐다. 또한 3위 리자트디노바(73.932점)와 4위 스타니우타(72.575점)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리자트디노바는 19점대를 찍지는 못했으나 전 종목에 걸쳐 고른 기량을 펼쳤다. 3위권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스타니우타는 17.650점에 그친 볼 종목에도 불구, 나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심판들의 성향을 주목할 만 하다. 전체적으로 점수에 인색했다. 19점대를 좀처럼 부여하지 않았다. 월드컵 등 기존 국제대회에서는 어지간하면 점수를 주는 편이었지만 올림픽은 전혀 달랐다. 가산점도 거의 없다. 확실히 엄격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4종목 채점이 진행된 동안, 19점대는 고작 3차례 나왔다. 마문이 2차례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종목으로 택한 리본에서 19.050점을 받아 갈채를 이끌어냈다. 결국 작은 실수에서 승부가 갈린다. 무리한 동작을 연기하는 것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미스 없이 무난히 풀어가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2회 연속 올림픽 결선 진출. 가장 의미있는 새로운 하루를 앞둔 손연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정답은 ‘비움과 내려놓음을 통한 채움’이다. “마냥 즐기며 연기를 하진 못할 것 같다. 후회 없이, 악착 같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4년 전 (5위로 끝난) 런던대회에 처음 올림픽에 나섰을 때는 성적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스스로 원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대회를 준비할 때도, 메달을 못 따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노력한 만큼만 나온다면, 그간의 준비를 다 펼쳐낼 수 있다면 (점수 상관없이) 기뻐 울컥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