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보름여의 ‘짧고도 길었던’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마무리됐습니다. 빡빡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숱한 추억을 쌓았지만, ‘자리 잡기’ 경쟁이 가장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전망이 좋은 좌석, 기왕이면 노트북을 펼쳐놓고 일할 수 있는 테이블 좌석을 선점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야 했거든요.
이번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리우를 찾은 전 세계 기자들은 5000여명에 달했습니다. 물론 방송과 중계인력을 제외한 규모입니다. 빨리 가야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고, 테이블 좌석을 얻지 못하면 좁디좁은 일반석(Non-table seat)에 앉아야 하기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경기장이 크면 몰려드는 인원들을 소화하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문제는 ‘관심도 높은’ 경기입니다. 빅 매치를 보고 싶은 이들은 많은데, 모두 입장을 허용할 수는 없거든요. 체육관처럼 협소한 장소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실내종목이 특히 심합니다.
이렇듯 수요 높은 행사를 ‘하이 디맨드(High-demand)’ 이벤트라고 표현하는데, 올림픽에선 개·폐막식과 수영 전 종목 결승, 남자테니스 결승, 기계체조 결승, 남자농구 결승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선 미국-중국의 남자농구 조별리그 경기도 ‘하이 디맨드’로 분류됐는데, 이는 항상 기자들도 ‘떼 지어’ 몰려다니는 중국을 고려한 임시 결정이었습니다. 육상 남자 100m와 200m, 남자축구 결승 등도 큰 주목을 받았으나 경기장 규모가 워낙 커 취재진을 수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고요.
그런데 문득 답답해졌습니다. ‘하이 디맨드’ 이벤트에서 왜 우리는 항상 빠져 있는지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한체육회를 통해 할당한 좌석은 대략 15장 안팎이었습니다. 그나마 대개는 일반석이었고요. 그러다보니 추첨을 통해 당첨의 영광(?)이 가려졌습니다. 솔직히 스포츠동아도 ‘당첨’보다는 ‘실패’의 기억이 더 많았습니다. 역대 올림픽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하이 디맨드’ 이벤트에서 대한민국은 항상 배제돼 있는 겁니다. 4년 뒤 도쿄에선 우리 선수단이 당당히 ‘하이 디맨드’ 이벤트를 누비길 희망해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