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바이오가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산하에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바이오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바이오산업은 역사나 규모 면에서 경쟁국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한미약품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연이어 대형 성과를 발표하면서 바이오를 바라보는 정부와 국민의 시각이 크게 바뀌었다. 또 시기적으로 조선, 철강 같은 주력 제조업의 어려운 상황과 겹쳐지면서 바이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바이오산업의 성장동력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경제의 씨앗이 되는 바이오벤처 창업은 점차 줄어 2013년에는 2개에 그쳤다.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5000개에서 1만 개의 후보물질이 필요하고 최소 10∼15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한미약품 같은 회사 1곳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수많은 벤처 창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굵은 열매는 몇 개 맺었지만 뿌리가 약한 상태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시한 ‘바이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10대 플래그십 프로젝트’(이하 바이오 창조경제 활성화 방안)는 창업부터 투자 회수에 이르는 순환 고리를 공백 없이 연결하고, 민간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 단계에서 핵심 시설·장비 제공, 정보기술(IT) 플랫폼 연계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R&D 연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전략적 투자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주요 뼈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과 같은 맥락에서 대전, 오창, 정읍에 소재한 3개의 캠퍼스를 중심으로 바이오융합, 바이오의약, 바이오소재 분야의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또 연구원이 보유한 국가 바이오 인프라의 범국가적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바이오 창조경제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