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풀러스’창업 김지만 대표
출퇴근 시 카풀을 원하는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풀러스’를 창업한 김지만 대표. 그는 나 홀로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로 인해 유발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에 이어 또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는데….
“현재의 상태(status quo)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내가 차를 한 번 탈 때 비용이 얼마가 드는 것일까?’ ‘몇 명을 모아서 한 차를 타고 간다면 얼마만큼 이득을 보는 것일까?’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주차장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와 운전자 혼자 타고 다니는 차가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30분, 1시간 단위로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 쓰게 해주는 쏘카로 첫 번째 문제를 풀었다면 풀러스를 창업해 이제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다.”
“단순히 홍보를 떠나 철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쏘카의 경우 대중이 참여해 투자 자금을 공급하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 ‘8퍼센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여러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자동차 대수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려는 카 셰어링(공유) 업체 쏘카의 비전과 인터넷을 매개체로 개개인이 푼돈을 모아 투자금을 만들어내는 8퍼센트의 철학이 서로 통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go)’ 열풍이 분 가운데 풀러스가 7월 13일, 15일 라이더를 모집해 판교에서 속초를 다녀오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포켓몬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속초를 함께 다녀옴으로써 택시를 타는 것과 전혀 다른 ‘카풀’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3일 직접 운전을 했는데 가는 내내 처음 보는 사람들이 포켓몬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세 ‘형, 동생’이 됐다.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택시와는 차별화되는 플러스 서비스의 가치라고 본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공유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나처럼 관련 규제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국내 실정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면 불법이다. 쏘카의 경우에도 그 때문에 차량을 매입해서 카 셰어링 서비스를 한다. 아무리 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해도, 개인의 차를 이용해서 카 셰어링을 하는 게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풀러스의 경우 법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어 서비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느낀다. 해외에서는 우버 같은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정부에서도 많이 노력 중인데 다양한 공유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
―무인 자동차가 현실화하고 있는데 카 셰어링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보는가.
―최종적인 목표는…?
“10년 후쯤 되면 우리 딸이 ‘옛날에는 차를 샀다면서?’라고 물어올 정도로 차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분명히 그런 세상이 올 것이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