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대학 입학사정관 767명 전수분석] 정부가 제도 도입 주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전신 격인 입학사정관제는 공부 잘하는 학생만 대학에 가는 성적 위주의 입시제도를 바꿔 보기 위한 정책적 접근에 의해 확산됐다. 교육부는 2007년부터 각 대학들의 입학사정관제 운영을 독려하며 이들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했다. 대학의 필요에 의해, 대학 주도로 오랜 시간 발전해온 미국의 입학사정관제와 달리 국내는 정부 주도로 제도가 도입된 셈이다.
예산 지원 첫해였던 2007년 정부는 20억 원을 입학사정관제에 할당했지만 정부의 도입 취지 및 예산 지원이라는 ‘당근’에 호응한 대학이 늘면서 이후 액수는 급증했다. 입학사정관 예산은 1년 만에 8배 가까이로 늘어 2008년 157억 원이 지원됐고 △2009년 236억 원 △2010년 350억 원 △2011년 351억 원 △2012년 391억 원 △2013년 395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입학사정관 지원 예산은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편입됐으며 그 예산은 △2014년 610억 원 △2015년 510억 원 △2016년 459억 원 선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학들은 지원받은 예산의 대부분을 입학사정관 인건비로 쓰고 있다. 현재 교육부 규정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이 15명 이상인 학교는 정부 지원 예산의 70%까지 인건비로 쓸 수 있고 14명 이하면 60%까지 쓸 수 있다.
국내 사립대의 한 관계자는 “학종은 모든 선발 전형 중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전형”이라며 “정부 예산이 없으면 입학사정관의 임금조차 지급하기 힘든 대학이 많다”고 토로했다. 점수만 보고 뽑으면 되는 학생부 교과전형이나 10여 일만 평가하면 되는 논술전형 등에 비해 두 달 이상 평가에 다걸기(올인)해야 하는 입학사정관제는 정부 예산이 없으면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도 교육부는 60개 대학을 선정해 최소 2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의 관련 예산을 지원했다. 가장 많은 예산을 가져간 대학은 서울대(20억 원)였고 그 뒤를 △경희대(19억1000만 원) △고려대(16억6000만 원) △명지대(15억5000만 원) △동아대(13억9000만 원)가 따랐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