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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엔 화환-플래카드 하나 없었지만 2036석 가득 메운 콘서트장은 후끈

입력 | 2016-08-22 03:00:00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이 19일 개관 연주회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국내외 유명 연주단체들의 20여 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개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로비 어디에도 화환이나 축하 플래카드는 없었다. 공연 시작 전에도 개관 관련 안내방송은 없었다. 그 대신 2036석의 객석을 꽉 채운 공연이 잔치 분위기를 돋웠다.

서울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 롯데콘서트홀(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19일 개관 공연이 열렸다. 당초 18일에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개관 기념식 및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취소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불참했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한광규 롯데콘서트홀 대표 등 그룹 일부 임원만 참석했다. 반면 공연계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비롯해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고학찬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 많은 인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은 1부에는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에 이어 상임 작곡가 진은숙의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세계 초연했다. 롯데콘서트홀이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진은숙에게 위촉한 곡. 2부에서는 롯데콘서트홀이 자랑하는 파이프오르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수차례 커튼콜과 기립박수 뒤에 지휘대에 선 정 전 감독은 “대한민국 음악가들이 콘서트홀을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앙코르를 고민하다 한국에서는 연주한 적이 없는 것 같아 골랐다. 모든 한국인이 최고로 사랑하는 곡”이라며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1976년 작)을 들려줬다. 이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과 비제의 카르멘 서곡이 앙코르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정 전 감독은 두 번째 앙코르곡이 시작하자 객석에 내려가 앉아 연주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날 잔칫상에 관객 대부분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은 클래식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돼 1만6000여 명이 지켜봤다. 관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서지숙 씨는 “공연장 시설에 놀랐고, 음향이 좋아 두 번 놀랐다. 외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공연장이 들어서서 기쁘다”고 말했다.

많은 관객들은 롯데월드몰 안에 위치해 쇼핑과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장점으로 꼽았다. 석촌호수가 바라보이는 공연장 밖 테라스도 인기였다. 다만 지하 주차장까지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 4대에 많은 사람이 몰려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은 아쉬웠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