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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부위 치료대신 격리…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건 논란

입력 | 2016-08-22 19:02:00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30대 재소자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부산교도소 등에 따르면 재소자 이모 씨(37)는 17일 오후 2시 30분경 다른 재소자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얼굴 부위를 수차례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측은 자체 응급차량에 이 씨와 의료진, 경호원 등을 태우고 10분가량 떨어진 A종합병원으로 갔다. 이 씨는 병원에서 머리와 코 부위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고 코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A병원에 따르면 당시 이 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코뼈 골절 손상 정도가 심하고 눈 부위 부상으로 망막병증이 올 수 있다”며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이 씨의 상처 부위를 진단하고 치료할 이비인후과나 안과가 A병원에 없기 때문이다. CT 결과 뇌진탕 소견이 나왔지만 의료진은 증세가 가벼워 입원 치료 등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교도소 측은 이 씨를 교도소로 데려와 조사수용방에 격리시켰다. 조사수용방은 규율을 위반한 재소자들이 징계를 받기 전 기존 재소자들과 분리하기 위해 만든 별도 공간으로 7㎡ 가량의 크기에 화장실이 있고 최대 3명이 들어갈 수 있다. 교도소 관계자는 “이 씨 얼굴의 붓기가 빠진 뒤 추가 조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씨의 형은 18일 동생의 면회를 신청했지만 조사수용방에 격리된 재소자의 면회는 불가하다는 방침에 따라 거부당했다. 19일 오전 1시 40분 이 씨의 혈압은 최고 180까지 올랐다. 교도소 측은 이 씨의 혈압이 다소 높지만 체온은 정상이라며 혈압약을 지급했다. 하지만 6시 10분경 이 씨는 두 팔을 허공에 휘젓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체온도 40도까지 올랐다. 교도소 측은 응급상황이라 판단하고 A병원에 다시 이 씨를 옮겼다. A병원은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 씨를 큰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했다. 오전 7시경 이 씨가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됐을 당시 체온은 41.5였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오전 9시 23분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2일 1차 부검 결과 이 씨의 사망 원인이 급성심장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은 “당뇨와 고혈압 지병이 있는 동생이 폭염이 지속되는데 선풍기도 없는 방에서 격리된 채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교도소 측은 “이 씨의 상태에 이상함을 느꼈다면 곧장 응급조치를 취했을 것인데 18일 오후 문진 때만 해도 별다른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사수용방에 격리된 건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