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심각한 균열 조짐”] 밀수 등 외화벌이 무리수에 망신
잇따른 외교관 탈북과 대사관 폐쇄, 외교 관계 축소로 북한 외교가 수난 시대를 맞고 있다. 김정은 취임 이후 왕성한 외교 활동을 펼치며 겉모습이나마 ‘정상 국가’를 추구하던 북한이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외교를 정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스스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줄인 셈이다.
이달 초 방글라데시 정부는 북한대사관 소속 한선익 1등서기관을 에어컨과 담배 등 5억 원 상당의 밀수 혐의로 추방했다. 독일에서도 대사관 건물 불법 임대 혐의로 외교관 2명이 추방됐고 이시홍 대사도 북한으로 소환될 뻔했으나 후임자 인선에 난항을 겪으면서 유임됐다. 독일이 후임자에게 아그레망(외교관 임명 동의)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석철 주미얀마 대사는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추방됐고, 박춘일 주이집트 대사도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밖에도 탄자니아, 파키스탄에서도 북한 외교관이 잇따라 불법 행위 연루 혐의로 쫓겨났다.
북한은 궁핍한 경제 사정에도 2013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상주 대사관 개설을 요청해 이듬해 이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종래 운영되던 대사관이 잇따라 폐쇄돼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