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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아무 증상 없어도 내시경 검사 정기적으로 받아야”

입력 | 2016-08-24 03:00:00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김용태 이사장.


위암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국가, 평소에 관심 가져야
“내시경 검사로 조기발견하면
90% 이상 완치 가능”


우리나라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이며, 국내 암 발병률 2위와 3위를 위암과 대장암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질환들은 국가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 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과신과 내시경 검사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병을 키우고 있다. 김용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을 만나 소화기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암은 예방이 어렵지만 정기적으로 내시경만 잘 한다면 조기 발견이 가능해 그만큼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암 중에서도 소화기(위, 간, 대장 등)암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위암과 대장암의 이상적인 내시경 검진주기는 어떻게 되는가.

보통 위의 경우 만 50세부터 2년에 한 번, 대장은 만 50세 이상부터 5년에 한 번 정도 받는 것이 적당하다. 위는 자주 받아도 부작용이 없지만, 대장은 한 번 검사해서 선종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5년 내 암 발병 확률이 적기 때문에 위와 대장은 권하는 주기가 다르다.

―내시경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위·대장암 환자 생존율은 얼마나 높아졌나.


6∼7년 전만 해도 위암이나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았으나 완치율이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위암 생존율은 46.6%(1996∼2000년)에서 73.1%(2009∼2013년)로 늘었고, 같은 기간 대장암 생존율은 58.0%에서 75.6%로 크게 늘었다.

―일반내시경과 진정(수면)내시경의 검진 결과에 차이가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다만 진정내시경을 할 때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 상태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데, 모니터를 제대로 못해 사망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내시경학회와 국가 차원에서 내시경 검진의 ‘질 관리’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 진정내시경은 환자의 선택에 맡기고 있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50%, 미국은 100% 수준으로 진정내시경을 받고 있다.

―위암·대장암 검진법으로 내시경이 가장 확실한 것으로 안다. 내시경 외 다른 검진법은 없는지.

내시경 이외에도 위장조영술이 있지만 이 검진법은 내시경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주 초기의 위암은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위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위장조영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영술이 사망률을 줄일 정도의 데이터는 안 되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내시경을 받지 않을 거라면 조영술이라도 받길 권고하고 있다. 2013년 통계 기준 조영술은 25%, 나머지 75%는 내시경으로 검진을 받는다. 대장은 다른 검진 말고 내시경 검진이 가장 확실하다.

―위·대장암 외 다른 암도 내시경을 통한 발견 비중이 높은 편인가.

우선 간암의 경우 간경변증과 간염, 간질환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게서 대부분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권하지 않는다. 또 간은 초음파를 통해 검진이 가능하다. 췌장암이나 담도의 경우는 유전적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게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초음파로 보기도 하는데 정확도가 높지 않다. 반면, CT는 정확한 편인데 방사선 때문에 자주 찍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권하지 않는 편이다.

―내시경 검사는 번거롭고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반인들이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사실 내시경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위나 장에선 거의 느낌이 없다. 가장 힘든 것은 목으로 넘어갈 때다. 보통 사람들이 긴장한 상태에서 검진을 받기 때문에 힘이 들어가서 불편을 초래한다. 이렇게 되면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도 힘들어진다. 최대한 몸에 긴장을 푼 상태에서 받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검사 전 해야 할 것이 많아 번거롭다고 하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다. 예전에는 전날 먹어야 하는 약의 양이 4L였는데 요즘에는 2L만 먹어도 된다. 맛도 많이 좋아졌으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검진도 중요하지만 내시경 소독 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세계적으로 내시경 소독지침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잘 따르면 안전에 문제없다. 학회에서도 20년 전부터 소독지침을 따르고 있고 해마다 업데이트한다. 안전에 대한 가이드라인 책자도 만들었고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내시경 소독 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병원마다 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내시경 관리에서 비용적인 측면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현재 각 병원은 어떤 상황인가.


내시경 소독하는 데 약 2만 원의 비용이 든다. 내시경 검사수가는 전체가 5만 원, 소독수가는 0원이다. 결국 3만 원에 내시경 검진을 해주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병원마다 경제적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소독수가를 책정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내시경 검사 비용이 저렴한 덕분에 국가 차원에서는 위암과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줄이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경제적 부담은 병원의 몫이 됐다. 소독수가 부분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반인들이 안전하게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학회에서 진행 중인 활동이 있는지.


내시경 검사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위대한 내시경’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잘못된 건강상식을 바로잡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위대한 내시경 캠페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활동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내원한 환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인터넷을 보고 잘못 알고 있는 정보들이 80% 이상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SNS에서는 의사와 전문가들이 코칭하는 문답 코너를 마련할 예정이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