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포수 박동원(26). 스포츠동아DB
“박동원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죠.”
넥센의 한 투수는 자신에 찬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22일까지 112경기를 치른 넥센의 팀 방어율은 3위다(4.73). 필승계투조 조상우와 한현희(팔꿈치 수술), 마무리 손승락(롯데 이적)의 이탈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신재영~앤디 밴 헤켄~스캇 맥그레거가 선발진에서, 김상수~이보근~김세현은 필승계투조에서 자기 몫을 해준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하나 있다. 포수 박동원(26)의 존재다. 투수들이 방어율을 낮추는 데 있어 적잖은 공을 세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조했던 ‘디테일 야구’와도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0.410(83시도 34성공)의 높은 도루저지율은 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주자만 잘 묶어도 투수가 방어율 1점을 낮춘다”는 말과 일치한다.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동작은 박동원의 트레이드마크다. 그가 마스크를 썼을 때 상대 주자들의 도루시도가 확 줄어든다. 또 간간이 나오는 1루 견제는 상대 주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투수들과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은 “박동원을 깊이 신뢰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타석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99경기에서 타율 0.254(331타수84안타), 11홈런, 56타점을 기록 중이다. 7월까지는 지나칠 정도로 직구 공략에 신경 쓴 탓에 커브, 포크볼 등의 변화구에 당하곤 했다. 그러나 8월 15경기에서 타율 0.353(51타수18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27경기에서 타율 0.266(379타수101안타), 14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은 올 시즌을 통해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선수다. 향후 중심타선에 포진할만한 타격 잠재력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