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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사이드]단일화 vs 플랫폼정당 vs 제3지대

입력 | 2016-08-24 03:00:00

야권 대선후보론 ‘삼국지’
[1] 문재인의 후보 단일화론… 3자 구도론 버리고 야권연대 전략
[2] 국민의당 플랫폼 정당론… 친박-친문 빼고 대선주자들 경쟁
[3] 손학규측 제3지대론… 통합 깃발 아래 ‘국민후보’ 추대




대선을 16개월 앞두고 야권에서는 대선 후보 결정론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론 vs 플랫폼(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공간) 정당론 vs 제3지대론이 맞붙는 형국이다.

사실상 불을 댕긴 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고수하는 문 전 대표가 22일 부산 지역지 기자간담회에서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이 내년 3월 이후 야권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향해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함께하게 되리라 믿는다”며 운을 뗀 데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론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론을 내세우자 더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진영 일각의 ‘새누리 더민주당 국민의당에서 각각 후보가 나와도 승리할 수 있다’는 3자 구도론은 쑥 들어갔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3일 “야권 후보 단일화는 문 전 대표의 개인적 신념 같다. 내부에서 그것을 주문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3당의 존재감 부각에 애쓰고 있는 국민의당은 친문, 친박(친박근혜)이 아닌 어떤 후보라도 자기 당에 들어와 경쟁하자는 플랫폼 정당론을 앞세우고 있다. 안 전 대표라는 대선 ‘굳은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의 독무대로는 대선 승리를 가져오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양극단 중 한쪽이 권력을 잡는다면 또다시 불행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며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 친박을 겨냥한 말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줄곧 더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같은 분이 국민의당에서 함께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국민의당 밖에서 더 크게 중도 인사들을 규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3지대론의 최초 진원지는 2년 넘게 전남 강진에 머물며 정계 복귀를 꾀하는 손 전 고문 주변이다. 문 전 대표나 안 전 대표처럼 확고한 기반이 없는 손 전 고문은 생존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손 전 고문 측 인사는 “더민주당 당적을 계속 보유한 손 전 고문으로선 탈당해 다시 국민의당으로 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친문 지도부가 예상되는 더민주당 내에서 대선 경쟁을 벌이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제3지대에서 새로운 통합의 깃발을 들고 여야를 넘나들며 대선주자들을 모아 ‘국민후보’ 형식으로 후보를 내는 방향을 도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