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신무기’ 소년 테러리스트
미국 USA투데이는 22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어린이를 모집해 테러범으로 키우는 과정을 소개했다. 아이들은 처음엔 호기심에 IS에 다가갔지만 점차 살아남기 위해 잔혹한 테러범이 돼야 했다.
최근 중동엔 10대 자살폭탄 테러와 테러 미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IS 소년 테러범 경계령이 내려졌다. 20일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야외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54명이 사망했다. 사건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범은 IS 추종자이며 나이는 12∼14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배후 단체와 테러범의 초기 정보는 맞지 않는다”며 번복해 혼선까지 빚어졌다.
USA투데이는 시리아에서만 수백 명의 IS 소년 테러범들이 양성되고 있으며 이들이 점차 선전용 영상이 아니라 테러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해부터 IS가 공개한 선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최소 143명의 어린이들이 IS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은 4월 362명의 어린이가 테러단체들에 유입됐으며 이 중 IS가 274명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IS 사상에 경도돼 입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IS 대원들은 “아들을 내놓지 않으면 머리를 꼬챙이에 꿰어 버리겠다”며 시리아와 이라크의 부모를 협박해 아이를 뺏어 간다. 영국 프랑스 튀니지에서는 IS에 경도된 아버지나 삼촌 손에 끌려 입대하는 아이들도 있다.
공개적인 방법도 있다. IS 대원들은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 들어가 꾸란 암송 대회를 연 뒤 부상으로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장난감을 준다. 그러고는 “공부를 시켜주겠다”며 아이들을 모아 IS의 이념에 노출시키고 테러범으로 키울 만한 아이들이 있는지 집중 탐색한다. 이어 아이들에게 인질 참수 동영상을 보여준 뒤 실제 칼을 쥐여주고 참수를 시키거나 참수 과정을 직접 지켜보게 한다. USA투데이는 “소아성애자가 아이들을 유인하듯 테러 조직은 아이들이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여기도록 시간과 공을 들인다”고 전했다.
이후 선택받은 아이들은 신병훈련소로 향한다. 연이은 실탄 사격뿐만 아니라 벼룩이 들끓는 잠자리, 잔혹한 매질이 난무하는 훈련을 마치면 동지애와 소속감으로 충만한 IS 소년테러범이 탄생한다. 경비 정찰 자살폭탄 등의 주특기도 부여된다. 달콤한 간식을 좋아했던 순진한 아이들이 어느새 잔혹한 테러범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