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주간 여느 때와 다른 더위와 함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전해 오는 기쁨과 아쉬움, 감동과 사건 등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습니다. 첫 금메달을 안겨주며 연속 톱을 자랑하는 우리의 양궁 경기부터 인종차별로 인해 출전이 제한되었던 종목에서 흑인 여성이 금메달을 딴 이야기, 육상 경기에서 결승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넘어진 경쟁자에게 손을 내민 1등보다 빛난 꼴찌들의 이야기는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서영이는 엄마와 올림픽 육상 경기를 보며 이슈가 됐던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선수의 기록을 보며 연신 놀랐습니다.》
서영: 와우, 우사인 볼트는 이번에 올림픽에서 9개째 메달을 따는 것이라면서요.
엄마: 그래 우리 서영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해서 벌써 3회째 올림픽에 출전하여 매회 3개의 금메달을 거머쥐고 있구나.
엄마: 인간의 능력을 고려할 때 마냥 줄지는 않겠지만 역대 기록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는 있단다.
○ 수학으로 바라본 100m 기록의 역사
‘100m 달리기’는 1896년 제1회 그리스 아테네 여름올림픽부터 시행된 육상 경기로 100m의 직선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려 최단시간으로 경쟁하는 종목입니다. 공인기록은 1912년 제5회 스웨덴 스톡홀름 올림픽 때부터 시작되었답니다. 미국의 육상선수 도널드 리핀콧이 세운 10초6이 최초의 100m 기록이지요. 이후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도록 아무도 10초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스포츠 전문가들은 물리학적, 심리학적으로 100m를 10초 이내에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예측했답니다.
이후 2005년 아테네에서 자메이카 선수 아사파 파월이 9초77의 신기록을 세웠고, 2008년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리복 그랑프리 경기에서 9초72의 기록을 세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8년 8월 16일 베이징 여름올림픽에서는 0.03초 더 단축시켜 9초69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앞으로 경신될 수 있는 기록을 예측하기 위해 이제까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공인 기록을 데이터로 다른 요인은 제외하고 데이터 값만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대표 직선을 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12년부터 2016년까지 100m 공인 신기록의 경향.
○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다
그런데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 세계 기록(9초58)을 바꾸었고, 다시 구간별 최고 기록을 조합한 결과 인간이 낼 수 있는 100m 최고 기록은 9초35로 내려갔습니다.
100m 달리기 신기록이 탄생하기가 힘든 이유는 공기 저항력에 맞서 속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 연구진은 수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 볼트의 비결은 ‘폭발적인 근육력’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경기 도중 볼트가 생성하는 에너지가 총알의 50배에 달함을 알아냈고, 연구진이 방정식으로 산출한 예측 데이터와 볼트가 실제로 달린 데이터가 거의 일치해 높은 예측도를 증명했다고 합니다.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다양한 경기는 경기장 구성부터 경기 규칙, 경기 운영, 경기 기록의 경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의 둘레 길이를 적용한 육상 경기 트랙에서 각 레인의 출발 지점이라든지, 확률을 이용한 축구의 패스 성공률이나 야구의 안타율, 함수를 통한 골프의 스윙 거리 등 수학적 원리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은 흔합니다. 최근 들어 레이저 감지 장치 등으로 짧은 순간순간의 선수들 움직임을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수학적인 모델은 스포츠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더위로 잠 못 드는 요즘, 수학의 눈으로 스포츠를 다시 바라보면 또 다른 시선으로 경기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박지현 반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