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개고기 먹지 말자 할 게 아니라…”
영화 ‘또 하나의 사랑’ 시사회에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사람들.
8월 22일 오후 7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아리랑홀에서 선진 반려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 ‘또 하나의 사랑(제작·감독 김영언·촬영감독 김미라)’ 시사회와 '생명존중 동물사랑'을 캐치프레이즈로 한 '반려동물 영화제' 발대식이 열렸다.
영화 총괄제작을 맡은 김영언 다인콘텐츠컴퍼니 대표.
“국내에서 개고기를 먹지 말자고 하면 찬반 여론이 뜨겁게 이는데 지나치게 강성이에요. 주장하는 과정에서 다툼과 갈등만 일어나죠. 사람끼리 다투다 보면 동물을 위할 수 없어요. 개고기를 먹지 말자는 구호만 외치는 건 이런 논쟁을 키울 뿐이에요. 반려동물 영화와 영화제, 국토대장정 등이 윤활유 구실을 해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꿔나가리라 믿습니다.”
최근 성공적으로 반려동물 희망 국토대장정을 마친 이웅종 연암대 교수.
이용녀는 “어릴 때부터 동‧식물을 가까이하고 자라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는데, 10여 년 전 동물들이 버려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에 유기된 동물들을 보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남에서 거주하는 그는 80여 마리의 유기 동물과 함께 생활한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10여 년간 1000여 마리 가까이 입양을 보냈더라고요. 그러면서 개인이 한두 마리 입양해서 돌보는 것보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들어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마음을 모아 매주 수요일 저녁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는데, 전국의 많은 사람이 각자의 지역에서 동참하겠다고 연락해 왔죠. 개 식용이 근절되기 전까지는 투쟁하고 항의하는 대신 단 한 명이 나오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거예요.”
작품에 특별 출연한 가수 진시몬은 한쪽 팔이 없는 유기견 밤톨이를 돌본다. 그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900만 원 정도의 수술비를 대고 학대당한 밤톨이의 생명을 구했다. 함께 살아 보니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는 녀석"이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데 한두 명씩 모여 인식을 개선해 나가다 보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 싶어 기쁜 마음으로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말없이도 사람에게 굉장한 위안을 주는 존재예요. 길러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동물도 말만 못할 뿐 사람과 똑같은 감정을 가졌고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작품을 통해 느끼면 좋겠어요.”
같은 날 현장에서는 '반려동물 희망 국토대장정(원정대장 이웅종)' 해단식도 진행됐다. 반려동물 희망 국토대장정은 8월 5일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해 울산 애견공원~대구시청~이삭훈련소~대전시청~세종호수공원~충북대학교~독립기념관~천안시청~평택시청~오산시청~경기도청을 거쳐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하는 15일간 일정으로 진행됐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총 507.9㎞ 구간을 릴레이 형식으로 참가한 국토대장정에는 이 교수 외에 마라토너 이봉주, 방송인 지상렬, 지역단체 자원봉사자가 동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첫 번째 구간 참여자로 합류했다. 이들은 한 걸음(1m)당 300g씩 사료를 후원받아 총 11t의 사료를 동물보호센터 12곳에 기부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홍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