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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여, 상암을 지켜라!’ 한·중 응원전쟁

입력 | 2016-08-25 05:45:00

지난해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팬들. 스포츠동아DB


중국축구협 1만5000석 사전 확보
관광객 합세…약 3만석 점유 예상
홈 어드밴티지 누리지 못할 수도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우려하듯, 이러다가는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대표팀은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1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역대전적 17승12무1패에서 드러나듯 중국은 그동안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축구굴기’ 정책에 맞춰 클럽축구는 대대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축구협회는 덩달아 2002한·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축구협회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선수단에 제시한 포상금은 6000만위안이다. 우리 돈으로 약 101억원에 이른다. 한국전에 대비해 이미 대표팀을 소집해 전지훈련을 실시 중이고, 슈퍼리그(1부리그)는 정규리그 일정까지 조정하며 대표팀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또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일찌감치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다음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좌석 1만5000석을 확보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중국인들로 채우고 ‘원정 같지 않은 홈경기’ 분위기를 만들어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붉은 악마’에 해당하는 중국의 ‘추미’는 추가 좌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4일 “현재 예매 상황을 분석하면 6만5000석 중 3만석 가량을 중국인들이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중국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중국전에 (한국 팬들이) 많이 찾아주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축구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상암벌에서 중국 팬들의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장 최근 벌어진 A매치는 지난해 10월 13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였다. 당시 관중은 2만8105명.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반 중국 관광객까지 합세할 정도로 중국이 이번 경기에 쏟는 관심이 엄청나다. 1차전은 한국의 홈경기다. 우리 팬들께서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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