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59기 도전 3국 12 보(119∼129)
백 ○가 오자 중앙에 최소 15집 이상 집이 날 수 있는 백 모양이 생겼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잘 보이지 않아 외부에서 삭감하나 싶었는데 조한승 9단은 흑 19로 적진 한복판에 특공대를 투입한다. 과연 무사히 살아나올지 의심될 정도로 깊숙한 침입이다.
흑 21로 붙인 뒤 23으로 젖힌 것이 묘기와도 같은 수순. 참고 1도 백 1로 막으면 흑 6까지 손쉽게 수가 난다. 그래서 백 24로 늦춰 받은 건 정수인데 흑의 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흑 25를 선수하고 27로 끊은 것이 묘기 2탄.
당장 백 28로 잇는 건 절대인데 흑 29로 붙여간 수가 묘기의 화려한 정점이다.
백이 참고 2도 1, 3으로 석 점을 살릴 수 있다고 쉽게 수읽기 하면 큰 벼락을 맞는다. 흑 4, 6의 사전 공작이 멋진 수순. 이어 8, 10으로 돌려 치면 축으로 백이 크게 잡혀버린다. 그렇다면 백 석 점을 살릴 수 없다는 얘긴데 아무 대가가 없다면 백이 망한 꼴. 백의 복안이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