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두 주인공 김유정(왼쪽)과 박보검. 인물도 좋은데 연기도 잘한다. 다 가진 녀석들. KBS 제공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은 ‘정통 로맨틱코미디’다. 조선 궁궐이 무대인 사극 아니었냐고? 아니다. 그냥 한복 입고 말투만 그럴 뿐. 이젠 하도 써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퓨전 사극’이란 말에 속지 말자.
소개 글부터 보라. “츤데레(무뚝뚝하나 속정 깊은 이를 일컫는 일본식 신조어)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 남장한 여성 주인공을 감싸주는 ‘금수저’ 남성 주인공. 언뜻 떠올려도 윤은혜(커피프린스1호점) 박민영(성균관스캔들) 박신혜(미남이시네요) 문근영(바람의 화원)…. 조만간 축구팀도 만들 기세다.
물론 매력도 있다. tvN ‘응답하라 1988’의 택이가 이렇게 능청스러운 연기자였다니. 박보검(이영)은 화면을 찢고 나와 “나 보여줄 게 정말 많아”라고 외친다. 17세 김유정(홍라온)은 왜 저리 어려도 주연이 되고 넘치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두 주연을 비롯해 배우들에게 작품이 너무 기댄다. 화면에 예쁘게만 잡아주는 게 다는 아닐 텐데.★★☆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