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ML전체 1위 시카고 컵스 매던 감독
다저스 방문경기 마치고 ‘파자마 파티’ 지난해 8월 31일 LA 다저스와의 방문경기를 마친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잠옷 차림으로 다저스타디움에 모여 찍은 기념사진. 당시 조 매던 감독은 시카고로 돌아오는 야간비행 때 푹 자자는 의미로 드레스코드를 잠옷으로 정했는데 마침 제이크 애리에타가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세워 성대한 ‘파자마 파티’가 열렸다. 매던 감독은 이번 26∼28일 LA 다저스 방문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에게 잠옷을 챙기라고 전했다. 시카고컵스 홈페이지
임보미 기자
임보미 기자
투수 제이크 애리에타는 지난해 이맘때 LA 다저스와의 방문경기에서 생애 첫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뒤 아이 내복 같은 잠옷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시카고로 돌아가는 야간비행을 앞두고 매던 감독이 ‘편안한 잠옷’을 입자고 했기 때문이었다. 잠옷 차림으로 모인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기념사진도 찍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26일부터 있을 다저스와의 방문 3연전을 앞두고 매던 감독은 ‘파자마 파티의 부활’을 예고했다. 그는 새로 입을 잠옷도 미리 사뒀다.
선수 시절 매던 감독은 메이저리그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삼류 선수였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도 싱글A에만 머물렀다. 싱글A에서 보낸 4시즌 동안 3할 타율을 넘긴 적도 없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3개에 불과한 백업 포수일 뿐이었다. 초보 감독 시절도 선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감독을 맡았던 1980년대 중반까지 매던 감독은 승률 5할을 넘겨본 적이 없었다. 그는 신문의 구인광고를 오려 클럽하우스 벽은 물론 화장실까지 붙여놓고 “열심히 뛰지 않으면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선수들을 윽박질렀다.
그러면 삼류 선수, 삼류 감독이었던 그는 어떻게 일류 감독이 됐을까. 최고의 인재 집합소라는 구글에서 ‘최고의 상사’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좋은 리더의 조건 중 가장 필요 없는 덕목은 ‘기술과 전문지식’이었다. 반대로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일관성’이었다. 리더가 일관성이 있으면 팀원이 윗사람 눈치를 보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그의 관심사는 선수들을 ‘느긋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도 일관성 있게. 그것이 그의 성공시대를 연 무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