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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패트릭 크로닌]북한 ‘미사일 정권’의 시작과 끝

입력 | 2016-08-26 03:00:00

미사일 정치에 빠져있는 김정은… 지금은 반짝 성공할 것 같지만
韓-美 3차 상쇄전략 프로젝트로 군사기술 다시 한번 진보하고
대북억지력 한층 강해지면 김정은 정권, 결국 몰락할 것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북한 김정은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면 김정은은 미국을 포함한 모든 적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핵미사일을 운용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냥 핵미사일이 아니라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쏠 수 있는 미사일을 원한다. 사실 김정은은 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을 시작으로 중거리 노동, 무수단 미사일,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해당하는 대포동 미사일도 발사했다. 김정은은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다시 실험했다. 김정은이 얼마나 ‘미사일 정치’에 빠져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게 마련이다. ‘미사일의 제왕’이 되겠다는 김정은의 위험한 판타지는 지금의 반짝 성공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슬픈 결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김정은은 지금의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다가 어느 순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될 것이다. 그게 오판이든 사고에 의한 것이든 지역 내 갈등을 촉발해 결국 정권의 몰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미사일 개발에 그나마 있는 북한의 모든 경제 자원을 쏟아붓다가 결과적으로 미국이나 한국에 한참 못 미치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다.

오늘날 한미동맹은 기술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막아낼 수 있는 중층 방어시스템을 갖췄으며 이를 더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물론 배치를 앞두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시 그렇다. 북한이 이번에 SLBM을 발사했다고 하지만 한미동맹은 일본과 함께 북한의 잠수함을 언제든 탐지해 무력화할 수 있는 군사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참에 한미동맹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으면 한다. 이것만 보장되면 김정은 체제는 무너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앞으로 기존 미사일체계는 전자기파 레일건 등 신종 무기체계로 넘어가게 된다. 음속의 7배로 탄두를 날리는 레일건은 재래식 무기체계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미 국방부는 미군이 다시 한번 군사기술의 진보를 이뤄낼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3차 상쇄전략(Third Offset Strategy)이 대표적이다. 이는 2014년 척 헤이글 당시 미 국방장관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첨단 군사기술을 통해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을 더욱 따돌리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미국 정부예산안 중 관련 예산만 36억 달러(약 4조2200억 원)를 할당할 정도로 미군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다.

북한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으면 큰소리를 쳐왔다. 판에 박힌 정치적 선전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조만간 북한은 한미동맹의 군사기술적 진보가 자신들의 핵무기를 초라하게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군사기술은 몇 가지 차원에서 진일보한 대북억지력을 갖는다. 실제로 레일건의 경우 F-15 전폭기가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 이상의 정밀함을 갖추게 될 것이다. 여기에 생산단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다양한 지역에 배치할 수도 있다.

역사란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진보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말한 3차 상쇄전략이 현실화된다면 한미동맹은 새로운 대북억지력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미사일에만 의존하는 김정은 체제도 ‘왜 진작 한미와 외교적 대화에 나서지 않았을까’라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