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 2인자 이인원/동아일보 DB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6일 오전 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부회장(69)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검찰은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 일정에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수사 자체는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사 일정만 이인원 부회장의 장례 일정을 고려해 조정할 생각”이라며 “(수사) 범위와 방향은 두 달 반 동안 수사를 거쳐 어느 정도 확정돼 있어 거기에 변동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이)혐의 입증에 크게 지장을 준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물적 증거가 많이 확보돼 있다. 이인원 부회장 자살로 수사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강압적인 수사 때문에 이인원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람에 의존하고 사람을 압박하는 수사, 사람에 의지하는 수사에서 많이 탈피하려고 했기 때문에 롯데그룹 수사 과정 내내 무리한 체포, 무리한 신병 확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업 수사이고 오너 일가를 집중적으로 보는 수사”라며 “계좌추적 등을 통해 여러 혐의점을 보고 있지만 특정 개인을 타깃으로 개인 비리를 수사한 사실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인원 부회장이 ‘비자금은 없었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과 관련해서는 “그룹 관계자들이 늘 하던 얘기로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그분의 말씀 취지는 그룹이나 정책본부 차원의 비자금이 없었다는 말 같은데 꼭 정책본부에서 만들어져야만 정책본부 것(비자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인원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 산책로에서 스스로 목을 매달아 목숨을 끊은 상태로 발견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롯데그룹 내에서 2인자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인원 부회장은 그룹 내 알짜 자산을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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