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신혼여행/장강명 지음/252쪽·1만3000원/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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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표백’ ‘댓글부대’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인 저자가 낸 첫 에세이에는 사생활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2014년 아내와 3박 5일간 보라카이로 늦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뼈대 삼아 자신의 가치관과 일상을 녹여 냈다.
출간 전 포털 사이트에 연재한 글을 본 한 중년 남성은 저자에 대해 “골 때린다”고 말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한국 사회의 통념에 얽매이지 않으니까. 아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부모와는 오랜 기간 연락을 끊었다. 집에 있는 가장 비싼 가전제품은 장모가 사준 냉장고다. 자동차도 없다. 자신의 감정, 아내와의 행복에 철저히 무게중심을 둔다.
전직 동아일보 기자인 저자를 입사 때부터 봐 온 입장에서는 익숙한 그의 민얼굴을 마주한 느낌이다. 내밀한 연애사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철저히 따지는 살림살이까지 속속들이 알았던 건 아니지만.
기존 소설(특히 ‘한국이 싫어서’)에 저자의 캐릭터가 일정 부분 반영돼 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 이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날려줄 것 같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