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송장학재단
장문석 이사장
유년 시절의 어떤 경험이 한 사람의 인생을 크게 바꿔 놓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자극과 경험, 교육의 파급력은 때론 그 어떤 제도나 정책보다 크게 발현되곤 한다. 10여 년 전 자본금 5억 원으로 우리 사회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주고자 (재)구송장학재단(www.gusong.or.kr)을 설립한 장문석 이사장이야말로 그런 삶을 살아온 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현실로 이뤄내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장 이사장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5남매와 함께 상경했다. 이때 터를 잡은 곳이 당시 성북구 길음동의 꽃동네 판자촌이었다. 궁핍한 생활의 연속이던 당시, 어머니는 발 미싱으로 베개를 만들어 이불 가게에 납품하면서 겨우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키우던 그는 ‘내가 크면 사회를 위한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송장학재단의 가족이 되어 장학금을 받은 학생만도 2000명에 이른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젊은이로 뿌리 내리고, 본인이 받은 작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이들이 주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된다면 50여 년 내 인생에 가장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장 이사장은 그 성과와 업적을 평가하는 데 쑥스러워했지만, 자부심만큼은 실로 대단했다.
힘든 환경의 아이들에게 더 큰 관심과 지원
구송장학재단의 중점 장학사업은 교육(예산의 70%)과 아동복지(30%) 사업이다. 국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등학생들과 경찰, 소방관 유공자 자녀들에 대한 후원도 그중 하나다. 이 밖에도 꿈나무 체육인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10여 년간 장학사업을 하면서 지역 개발과 활성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국가 정책적인 부문에서 큰 아쉬움을 느낀 그는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우선 정치인들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국가 운영은 희생과 봉사가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권 개입 등에 연루된 정치인은 필히 죄의식을 가져야죠. 개인의 영달보다 투철한 국가관과 애민심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정책과 예산 편성에서 보편적인 복지 사업이 아니라, 선별적 복지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통해, 선거 때 표심에 도움이 될 노인 복지만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복지도 함께 우선시해야 합니다.” 공적인 영역에 대한 그의 신념과 의지는 굳건했다.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렵고 마음 아픈 건 예산 부족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어두운 사회에 한 줄기 빛을 던지고 있는 그의 말은 더 큰 각오를 담고 있는 듯했다.
이정원 기자 jw7@donga.com